"은행 대출을 모두 상환했는데도 근저당권 말소에 협조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채권자가 채무 변제를 받고도 근저당권 말소를 지연하거나, 원금·이자·연체료 계산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는 실무상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근저당권 말소 분쟁'을 해결하는 근저당말소소송의 핵심 법리와 승패를 결정하는 전략을 검토하고자 합니다.
근저당권은 금전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으로, 법적으로는 이를 '부종성'과 '수반성'이라고 칭합니다.
즉, 담보하는 채권이 변제로 소멸하였다면 근저당권 역시 소멸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 등기부에 기재된 근저당권은 말소 대상이 됩니다.
· 피담보채권의 완전 변제: 원금과 약정 이자를 모두 상환한 경우
· 부동산 양수인의 대위변제: 부동산을 매수한 새 소유자가 채무를 전액 변제한 경우
그러나 "제가 다 갚았습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구체적인 증거와 정산 내역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법원이 '변제 완료'라고 판단하는 대표적인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명확한 입금 내역: 계좌이체 내역, 영수증 등 객관적인 변제 증거가 존재하는가?
· 정산 합의서: 당사자 간 채무 정산에 관한 서면 합의가 있는가?
· 정확한 계산서: 원금, 이자, 연체료를 명확히 구분한 정산표가 제출되었는가?
실무 사례
의뢰인이 합의금을 모두 변제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이 이자 계산 방식과 변제 충당 순서를 재검토한 결과 약 16억 원의 잔존 채무가 인정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는 정산 기준과 계산 방식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송의 결과는 '변제 사실의 입증'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가. 승소 사례 (변제 완료 입증 성공)
부동산 양수인이 매매대금 중 일부를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하고 채무를 전액 변제한 사건에서, 법원은 명확한 입금 내역과 정산 합의서를 근거로 근저당권 말소를 명하였습니다.
나. 패소 사례 (변제 미완료 인정)
채무자가 일부 금액만 변제하고 나머지는 구두 합의로 면제받았다고 주장한 경우입니다. 채권자가 면제 의사를 명확히 부인하고 객관적인 채무 면제 증거가 없는 한, 법원은 잔존 채무가 남아있다고 판단하여 근저당권 말소 청구를 기각합니다.
본 소송의 가장 강력한 전략은 '정산 내역의 명확성'입니다. 근저당권은 기본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채무자)가 변제 완료를 입증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원고가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며 명확한 입금 내역과 정산표를 제출하면, 상황이 변경됩니다. 이 경우 상대방(채권자)이 "잔존 채무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합니다.
반대로 채권자 입장에서는 원금, 이자, 연체료를 명확히 구분한 상세한 정산표를 제출하고, 변제 충당 순서를 명시하여 잔존 채무액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승소의 핵심입니다.
근저당권 말소 분쟁은 채권·채무 관계의 정산을 둘러싼 '숫자와 입증의 싸움'입니다.
법원은 추측이나 구두 합의가 아닌 계좌이체 내역, 정산표, 합의서 등 구체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거래 내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변제 증거를 철저히 보관하며,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정산 기준일, 충당 순서, 말소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합니다.
특히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근저당말소소송 문제도 법률 전문가와 함께라면 명확히 해결하여 소중한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