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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중 이사회 결의만으로 종중재산 처분 가능한지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6-02-11
    • 조회수 7

    "종중 규약에 '재산 처분 권한을 이사회에 위임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종중원들이 총회 결의 없이 처분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합니다. 규약에 명시된 권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입니까?"


    종중 분쟁 상담 시, 이사회 결의만으로 재산을 처분한 후 그 효력을 다투는 의뢰인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종중 재산은 총유(總有)라는 특수한 소유 형태로서, 규약에 이사회 권한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원칙적으로 총회 결의가 필수적입니다.


    본고에서는 종중 재산 처분의 법적 요건, 이사회 권한의 한계, 그리고 절차 위반 시 법적 효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종중 재산의 총유적 성격

    종중 민법 제275조에 따라 재산은 일반적인 공동 소유와 다른 총유(總有)라는 특수한 형태로 소유됩니다.


    핵심은 '개인 지분'이 아닌 '**전체 소유'**입니다.


    일반적인 공유 관계에서는 각자의 지분이 명확하여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으나, 총유 관계에서는 종중 전체가 하나의 단체로서 재산을 소유하며 개인별 지분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산 처분에는 구성원 전체의 의사, 즉 총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대법원 2007다27670 판결 등

    대법원은 일관되게 "종중 재산은 종중원 전체의 총유에 속하므로 그 처분은 종중 규약에 정한 바에 따르고, 규약이 없으면 총회 결의에 의하여야 하며, 종중 대표자나 임원이 처분하였더라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2. 이사회 권한 위임의 한계

    규약에 이사회 권한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총회의 실질적 결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법원 2003다44616 판결

    원칙적 무효: 25년 장기 토지 임대차 계약은 단순 관리를 넘어 사실상 재산 처분에 해당하므로, 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체결한 계약은 무효입니다. 규약에 이사회 권한이 명시되었더라도 총회의 구체적 위임 결의 없이는 유효한 처분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5다32239 판결

    예외적 유효 요건: 다만 적법하게 소집된 총회에서 구체적으로 위임한 경우에는 이사회의 처분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총회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 A토지를 처분하기로 결정하며, 구체적 실행 절차는 이사회에 위임한다"고 결의한 후 이사회가 집단환지신청 절차를 진행한 경우 유효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3나2007509 판결

    위임 범위 초과: 총회에서 "토지를 되찾는 소송의 구체적 사항은 이사회에 위임한다"고 결의하였으나 이사회가 소송비용 마련을 위하여 토지 일부를 변호사 성공보수로 양도한 경우,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3. 선의의 제3자도 보호받지 못함

    법원은 종중 재산 처분에 관하여 매우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96다4656 판결 등

    적법한 총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처분은 절대적 무효이며, 선의의 매수인도 보호받지 못합니다. 매수인이 종중 대표자로부터 "총회 결의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였더라도, 실제로 총회 결의가 없었다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습니다. 종중 대표자가 총회 결의서를 위조하여 속였더라도 결론은 동일합니다.

    따라서 종중 재산을 매수하려는 자는 종중 규약 원본, 총회 소집 통지 기록, 총회 회의록(참석자 명단 포함), 실제 처분 결의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야 합니다.

    4. 절차 위반 시 형사처벌

    적법한 총회 결의 없이 임의로 종중 재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한 종중 임원은 업무상 횡령죄 또는 배임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4도7027 판결

    종중 회장이 규약을 위조하고 가짜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여 종중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 횡령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1노542 판결

    종중 규약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의사록을 위조하여 산림을 매각한 경우 횡령죄로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조언

    종중 재산 분쟁은 단순히 "규약에 명시되어 있다"는 주장만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종중 재산의 총유적 성격상 총회 결의는 필수적 요건이며, 이사회 권한 위임 역시 총회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결의를 통하여야 합니다.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의 포괄적 위임은 인정되지 않으며, 어느 재산을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처분할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합니다.


    20년간 수많은 종중 분쟁을 해결하며 축적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절차의 정당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형식적 절차 하나로 인하여 정당한 권리를 상실하거나 예상치 못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일이 없도록, 재산 처분 전 반드시 적법한 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시기 바랍니다.